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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보험비교● 日 ‘슬램덩크’ 제작팀이 백희나 ‘알사탕’에 주목한 이유 ● “경력의 끝자락에서 발견한 새로운 이정표 같은 작품” ● ‘아노라’ 5관왕 이변일까…리뷰 평균 91점의 의미 ● 수상 불발된 ‘서브스턴스’ ‘컴플리트 언노운’의 한계 ● 계급사회에 대한 반성, 변화 모색하는 할리우드 3월 2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 ‘알사탕’을 원작으로 한 단편 애니메이션이 최종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됐다. 비록 수상은 불발됐지만 애니메이션 제작팀의 일원으로 시상식에 참가한 나는 마치 ‘알사탕’의 주인공 ‘동동이’가 된 듯 강렬한 체험을 하고 돌아왔다. ‌ 도에이 애니메이션과의 인연은 지난해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는 ‘기묘한 케이지’라는 구독자 50만 명을 넘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다양한 영화 콘텐츠를 분석하고 전 세계 영화계 소식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특히 2023년 일본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국내 개봉에 맞춰 작품 속 각 캐릭터의 설정과 배경을 심도 있게 분석한 영상을 여러 편 제작했는데 이 콘텐츠가 반향을 일으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우연히 이 영상을 본 도에이 측에서 일본 도쿄 본사로 초대하는 메일을 보내왔다. ‌ 얼마 후 도쿄 취재 일정이 잡혀 겸사겸사 스기나미구에 위치한 도에이 애니메이션을 방문했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 뛰는 유명 작품의 제작자들을 만나는 영광을 누렸지만 이들이 왜 나를 만나고자 했는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그들은 조심스럽게 한국의 유명 그림책 작가 백희나의 작품 ‘알사탕’을 애니메이션화했다고 밝히며 이에 관한 영상을 제작해 달라고 부탁했다. 특히 한국 원작을 일본 기업이 작품화했다는 점을, 백희나 작가의 팬들과 대중이 납득할 만한 시각으로 조명해 주기를 바랐다. 짧지만 강렬한 힘, ‘알사탕’ 감동의 20분 ‘알사탕’은 20여 분의 짧은 작품이었지만 나는 예상치 못한 감동에 마음이 요동쳤다. ‘알사탕’의 주인공 동동이는 문구점에서 알사탕 한 봉지를 사는데 이 알사탕을 먹으면 사물, 동물, 사람들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 그때부터 동동이는 말로 표현되지 않는 ‘진심’을 알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 어느새 작품 속 동동이는 바로 나 자신이었고, 그 소년이 아빠를 뒤에서 매달리듯 끌어안은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짧지만 강렬한 힘이 담긴 작품이었다. ‌ ‘알사탕’ 프로젝트를 기획한 사람은 ‘프리큐어’라는 변신 소녀 시리즈를 20년째 이어오고 있으며, ‘원피스’를 비롯한 수많은 히트작을 성공시킨 명(名) 프로듀서 와시오 다카시였다. ‘알사탕’의 연출은 1980년대 초부터 전설적인 ‘드래곤볼’ 거의 전 시리즈를 연출해 온 니시오 다이스케 감독이 맡았다. 그는 도리야마 아키라의 원작을 초박력 액션으로 움직이게 만든 주인공이다. 게이오대학을 나와 방송기자로 6년간 일했던 와시오 프로듀서가 도에이 애니메이션으로 이적해 니시오 감독을 만나 만든 것이 바로 ‘소년탐정 김전일’ 시리즈다. 이후 두 사람은 제작 명콤비로 불리게 됐고, 2000년대 ‘프리큐어’를 탄생시킨다. ‌ 이들에게 한국의 그림책에 주목한 이유를 물었다. 와시오 프로듀서는 “‘알사탕’은 내 경력의 끝자락에서 발견한 새로운 이정표 같은 작품”이라고 했다. 그는 작품을 본 순간 반드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했고, 곧바로 홋카이도로 향해 일본 방문 중이던 백희나 작가를 직접 만나서 진심을 전했다고 한다. 감독은 당연히 니시오 다이스케가 맡았다. ‌ 이들은 제작이 결정되자마자 서울로 날아와 취재를 시작했다. 낡은 아파트 단지와 빨간 벽돌 다세대주택이 밀집된 골목길 등 서울만의 풍경, 형태, 색채감을 빠짐없이 찍고 기록하고 머릿속에 새겼다. 백희나 작가의 오브제를 마치 클레이 애니메이션처럼 보이게 하되 전면 3D CG로 만든다는 파격적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것을 구체화하기 위해 ‘슬램덩크’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 장면을 연출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니시카와 가즈히로 프로듀서와 2024년 일본 최고 화제작이었던 ‘고질라 마이너스 원’의 매트 페인트 담당 에바 사치코, 현 일본 최고의 영화음악 감독으로 꼽히는 사토 나오키가 힘을 보탰다. 좋은 원작은 국경을 넘어 마음 움직인다 그저 어린 시절 애니메이션 영웅들을 만나는 즐거운 경험일 줄 알았는데, 갑자기 큰 숙제를 떠안고 돌아와 취재 내용을 정리하던 무렵 도에이사에서 연락이 왔다. 뉴욕 국제어린이영화제에 ‘알사탕’을 출품했으니, 이참에 ‘알사탕’ 팀에 합류해 현지 취재를 하고 영상화를 맡아달라는 것이었다. 당장 다음 날 뉴욕에서 만나자는 요청에 허겁지겁 짐을 싸서 맨해튼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촬영과 인터뷰가 시작됐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보이는 스튜디오에서 와시오 프로듀서, 니시오 감독, 백희나 작가, 니시카와 프로듀서와 깊은 대화를 나눴다. 그날의 인터뷰는 지금도 선명하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창작자들의 진심 어린 철학과 열정이 느껴졌고, 좋은 원작이 국경을 넘어 마음을 움직인 놀라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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