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콧대 높은 서울 서초구 아파트 매매시장과 달리 전세시장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기 아파트 단지의 전세가격이 한 달 새 1억원 이상 하락하고, 전세 매물은 6개월 사이 60% 넘게 증가했다. 다음 달 인근에 입주하는 대규모 신축 단지의 영향을 받은 '입주장 효과'로 풀이된다.
22일 아실에 따르면 현재 서초구의 전세 평균가는 8억6890만원으로 지난해 평균가격인 9억6556만원에 비해 약 1억원 떨어졌다. 서초구 대장아파트에서도 하락한 전세 거래가 눈에 띈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9일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사진)' 전용 84㎡ 전세 거래는 17억원에 이뤄졌다. 지난달 같은 평형이 18억5000만원(갱신 제외)에 거래됐는데 한 달 사이 1억5000만원이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22억원, 지난 3월 19억원 등 꾸준히 하락세다.
잠원동 반포센트럴자이 전용 84㎡도 지난 달 4일 16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으면서 3월 전세가인 18억원에 비해 2억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사 힐스테이트
이 같은 전세가 하락은 서초구 일대에 예정된 신축 아파트 입주장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잠원동에는 신반포4지구를 재건축한 '메이플자이' 3307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이플자이 입주를 앞두고 가격이나 연식이 비슷한 단지에 살던 인근 거주자들이 살던 집을 전세 주고 옮겨가려는 움직임이 있어 매물은 쌓이고 가격은 하락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규모 입주장 여파에 서초구 전세 매물은 현재 5691건으로 6개월 전 3456건에 비해 64.6% 늘었다.
업계에서는 향후 2년간 서초구 일대에 1만1000여가구의 입주가 예정인 만큼 전세가격 회복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용인 남사 힐스테이트 오는 11월 방배동에는 방배6구역을 재건축해 공급하는 '래미안 원페를라' 1097가구의 입주 계획이 잡혔다. 2026년 9월에는 방배5구역을 재건축한 '디에이치 방배' 3064가구와 반포주공1단지 3주구를 재건축해 공급하는 '래미안트리니원' 2091가구가 입주를 예정했다. 2027년에도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단지인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 5007가구의 입주장이 열린다.
반면 최근 전세가격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시각도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은 "대체 매물이 다양하게 많으면 입주장이 연쇄적인 효과를 줄 수 있지만 특정 단지 하나만 공급될 경우 신규 단지의 전세 공급 물량이 소진되고 나면 입주장 효과가 약해진다"며 "현재 나와있는 인근 단지 공급은 계획 단계이기 때문에 시기가 변경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