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6조2000억원 급증했다.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늘어난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에 영향을 미친 데다,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5, 6월 급증한 주택거래는 7, 8월까지 가계대출 증가세를 확대시킬 것으로 관측됐다. 9월 이후 가계대출 흐름은 이달 주택거래 추이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61조5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6조2000억원 증가했다. 부동산 광풍이 불었던 지난해 8월(9조2000억원) 이후 10개월 만의 최대치다. 다만 한은 집계상 증가 폭(6조2000억원)이 같은 기간 6조7000억원을 웃돈 것으로 추산된 5대은행 가계대출 증가 폭보다 적은 건, 한국주택금융공사 양도분(6월 -5000억원) 등이 포함된 영향이다.
은행 가계대출 급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다.덕소역 민간임대 아파트 지난달 주담대는 5조1000억원 늘어 92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6조1000억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지난 몇 달간 늘어난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면서 증가폭이 커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월 9500건에서 4월 5000건으로 잠깐 주춤했다가 5월 재차 7300건으로 늘었다.
덕소역 민간임대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6월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주택 관련대출 중심으로 6조원대(6조5000억원) 증가 흐름을 지속했다"며 "5, 6월 급증한 주택거래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7, 8월까지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9월 이후 가계대출 흐름은 이달 주택거래 흐름을 지켜보면서 판단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박 차장은 "정부의 6·27 대책이 발표된지 아직 2주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 효과를 판단하긴 이르나 전문가들이 주담대 한도 6억원 제한, 주담대 활용 시 6개월 내 전입신고 의무 등을 상당히 강력한 것으로 평가하는 만큼 의도한 대로 효과를 거둔다면 주택시장 과열을 진정시키고 가계부채 증가세를 둔화시키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담대에 포함되는 전세자금대출은 전월 말 대비 3000억원 증가했다. 일반신용대출과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 예·적금 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은 1조1000억원 증가했다. 통상 반기말 부실채권 매·상각이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지난달엔 주식투자와 생활자금 수요가 그 효과를 상쇄하면서 전월과 비슷한 규모로 늘었다는 설명이다.
기업 대출은 감소 전환했다. 지난달 말 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1343조원으로 전월 말 대비 3조6000억원 줄었다. 지난 4월(14조4000억원)과 5월(8조원) 큰 규모로 증가했다가 지난달 감소로 돌아섰다. 대기업 대출은 3조7000억원 줄었다. 반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 일부 대기업의 한도대출 상환 등으로 큰 폭으로 줄었다. 중소기업대출은 1000억원 늘었다. 은행권의 신용리스크 관리 지속, 반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의 영향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박 차장은 "지난 5월 일부 대기업이 자금조달방식 다변화 차원에서 수출대금 외화매도를 통해 운전자금을 조달하던 것을 한도대출을 통해 조달했었는데, 이 대출이 6월 모두 상환되면서 감소 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같은 일부 대기업의 특수 상황을 제외하면 소폭의 마이너스 정도로 판단한다는 설명이다.
6월 은행 수신은 수시입출식예금을 중심으로 전월 말 대비 27조3000억원 급증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반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법인자금 유입 등으로 38조4000억원 큰 폭 증가했다. 정기예금(-7조1000억원)은 그간의 예수금 확충 등으로 은행의 자금조달 유인이 낮아지면서 감소 전환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2조5000억원 줄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20조5000억원 줄었다. 반기말 재무비율 관리, 반기 결산 등을 위한 기업과 정부의 자금유출 등으로 큰 폭 감소 전환했다. 주식형펀드는 7조원, 기타펀드는 9조5000억원 각각 늘며 유입규모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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