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경기도 부동산 시장에도 경매 물건이 넘쳐나면서 최근 경매시장에서 경기 김포시의 한 토지가 응찰자의 실수로 최저입찰가격의 1만배가 넘는 가격에 낙찰되는 일이 발생했다.
그동안 법원은 입찰표 작성 실수를 매각 불허가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예외적인 사례로 받아들이면서 경매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12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3일 경기 김포시 월곶면의 123평 토지가 7700억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5월 경매 개시 후 한 차례 유찰을 거쳐 낙찰됐다.해링턴스퀘어 리버파크 이는 최저입찰가인 7122만원의 1만배가 넘는 금액이다. 감정가(1억2983만원) 대비 낙찰가율은 무려 593069.56%다. 응찰자는 한 명이었다.
이처럼 터무니없는 가격에 낙찰된 건 응찰자가 입찰표에 실수로 숫자를 작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종 낙찰자는 법원에 ‘매각 불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지만, 원칙적으로 입찰표 작성 실수는 매각 불허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결국 응찰자가 계약을 포기하거나 잔금을 내지 못해 이미 낸 입찰보증금은 되돌려 받을 수 없게 된다.
실제로 작년 11월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 전용면적 85㎡ 매물이 최저 입찰가(6억4000만원)의 1000배가 넘는 6700억원에 낙찰됐다. 경매 낙찰자는 계약을 포기했으나, 최저입찰가(6억4000만원)의 10%인 보증금 64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한 대 값을 날린 셈이다.
이번 매각 건의 경우 법원이 지난 10일 예외적으로 매각 불허가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낙찰자는 입찰보증금 712만2500원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입찰표에는 한글로 천억·백억·십억·억·천만·백만·십만·만·천·백·십·일 순으로 단위가 명시돼 있고 그 아래 숫자를 작성하는 빈칸이 있다.
그러나 해당 낙찰자는 천만 단위부터 써야 하는 숫자를 천억 단위부터 기재한 후 나머지 네 칸(천·백·십·일)을 빈칸으로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보증 금액도 마찬가지로 천억 단위부터 써 내려가 770억원으로 적었다. 입찰표 작성 방법 자체를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일반적으로 입찰표 작성 실수는 ‘0’ 하나를 더 붙이는 식으로 일어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낙찰자가 입찰표 기재 방식에 무지해 천만단위가 아닌 천억단위로 쓰고 입찰표에 빈칸을 남겨뒀다는 점이 인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해링턴스퀘어리버파크
이어 강 연구소장은 “지난 3일 매각 기일엔 경매 집행관이 법률적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 낙찰가를 유효로 보고, 사법 보좌관에게 판단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며 “사법 보좌관은 낙찰자가 무지에 의해 숫자를 잘못 표기한 것으로 판단해 매각 불허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매 시장에서 숫자 입력 실수로 거액의 보증금을 날리는 사례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대다수 낙찰자는 최저입찰가의 10%인 보증금을 포기하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된다. 강 연구소장은 “입찰표 기입 실수로 몰수된 입찰보증금은 국고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채권자에게 돌아간다”며 “최종 낙찰자 입장에서는 손해이지만, 결과적으로 채권자들의 배당 몫이 늘어나고 채무자의 변제율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경기광주 해링턴스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