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빚 탕감을 위한 배드뱅크에 이어 '전세사기 배드뱅크' 설립을 타진 중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국토교통부와 협업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전세사기 피해주택에 대한 선순위 채권 현황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국토부가 선순위 채권 현황을 파악해야 할 피해주택 명단을 추려내는 작업을 하고 있고, 금융위는 해당 자료를 넘겨받는 즉시 현황파악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까지 정부 인정을 받은 전세사기 피해자는 누적 3만1437명에 달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체 피해주택 중 경·공매가 이미 끝나 조사의 실익이 없는 경우 등을 제외한 리스트가 확정될 것"이라며 "국토부에서 명단을 받는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세사기 배드뱅크 설립의 타당성과 실행 가능성을 따져보기 위한 사전조사 차원이다. 전세사기 피해 주택들은 대부분 집주인이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금융회사가 선순위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하고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정부가 배드뱅크를 통해 선순위 채권을 일괄 매입하게 되면 세입자들은 강제 퇴거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은 전세사기가 청년과 서민 등을 대상으로 발생하는 민생 범죄이자 사회적 재난인 만큼 피해자 구제와 예방방안 보완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세사기특별위원회는 지난 17일 국무조정실,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유관부처를 불러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피해주택에 대한 선순위 채권 현황을 우선 파악해달라고 당부했다. 국정기획위 역시 이날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대통령실에 '전세사기 피해지원 대책'을 신속 과제로 추진해 줄 것을 제안했다. 박홍근 국정위 국정기획분과장은 지난 18일 출입기자들을 만나 "국정 과제에 전세 사기 피해 지원을 포함시키고 그 대책 중 신속 추진과제로 피해자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내용을 건의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정헌 경제2분과 기획위원 역시 "신탁사기 피해 주택에 대한 권리 관계 실태 조사를 오는 8~9월 중으로 즉시 착수해야 한다"며 "신탁 사기 피해주택을 매각하는 경우 LH에 우선 협의하는 절차를 마련해 신탁 사기 피해자를 신속 구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광주역 라온프라이빗 다만 여당이 배드뱅크 사업규모를 1조원으로 추산하는 등 상당한 재원이 필요하다. 전세사기 배드뱅크 설치 기구로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캠코는 현재 금융취약계층 채무조정을 위한 8000억원(정부재정 4000억원) 규모의 '빚탕감' 배드뱅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전세사기 배드뱅크까지 맡게 될 경우 두 개의 공적 배드뱅크를 동시 운영하게 된다． 경기광주역 라온프라이빗 드림시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