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지난 수 년간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진 가운데 올해도 건설업계는 여전히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삼중고 속에서 정부의 고강도 규제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업계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정치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서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이 논의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고 같은 해 11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상정됐다.
해당 법안은 발주자·시공자·감리 등이 안전관리의무를 위반해 사망자가 발생하면 1년 이하 영업정지 또는 매출액의 3% 수준 과징금을 물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 권한이 큰 발주자와 시공자에게 안전사고 책임을 지게 해 건설업 안전사고를 줄이게 하자는 것이 법안의 취지다.
오는 3월에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본격 시행된다. 법안은 사용자 개념과 노동쟁의 범위 확대 등이 담겼으며 법 시행 이후에는 하청업체가 시공사 등 발주처와 직접 교섭할 수 있다. 법안이 시행되면 다수 하청업체와 협업하는 건설사들에 직접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가뜩이나 업황 침체로 어려운 상황에서 노동·안전 법안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건설업계는 침울한 분위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건설업 회복을 기대할 만한 요인이 없다"며 "내부에서는 남북한 통일 전까지 업황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이어져 온 건설업계 침체는 고용자 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건설업 전체 취업자 수는 195만6000명으로 1년 전 208만7000명보다 13만1000명 줄었다.
중소 건설사뿐 아니라 대형 건설사들도 직원 수를 줄이는 추세다. 지난해 9월 기준 현대건설의 직원 수는 7070명으로 1년 전(2024년 9월·7258명)에 비해 188명이 감소했고 같은기간 롯데건설도 198명(4024→3826명)이나 줄었다.
업황 부진 장기화 속에서도 업계에서는 재개발과 재건축 등 정비사업 물량 확보에 총력을 다하며 위기 타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수전락정비구역과 여의도, 압구정 등 서울 핵심 사업장에서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 건설사들간 생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형 건설사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는 정비사업뿐"이라며 "수도권에서 많은 주택을 공급할 방법 또한 정비사업뿐이라 업계에서도 정비사업에 더 치중하고 있다"고 짚었다.
문제는 정비사업 물량을 확보하더라도 실제 착공 후 매출에 반영되기까지 최소 수년이 걸린다는 점이다. 또 최근 대형사에만 정비사업 물량이 쏠리는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만큼 중소업체가 물량 확보하기 어렵다.
건설 경기 부진이 지속될수록 연관 산업인 시멘트업계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건설 현장이 늘어날수록 시멘트 업황이 좋아지는데 건설 침체가 이어지면서 시멘트 수요가 매년 줄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시멘트 출하량은 2790만톤을 기록했다.
시멘트업계는 지난해 4분기 출하량까지 합하더라도 총 물량이 3650만톤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 1991년 기록한 3711만톤 다음으로 적은 수준이다.
양지 푸르지오
정부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늘리며 건설 경기 회복에 나서고 있다. 올해 국토교통부 SOC 예산은 21조981억원으로 지난해(19조4924억원) 대비 8.2% 늘었다.
그럼에도 건설업계는 늘어난 공사비를 고려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안전 관리비에 더해 인건비 상승, 고환율로 인한 수입 물가 증가 등에 따라 과거 대비 공사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올해부터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가 3년간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을 대상으로 재시행된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운수 종사자(화물차주)와 운수사업자가 받는 최소 운임을 공표하는 제도로 지난 2022년 12월 이후 일몰됐다가 3년 만에 부활했다.
시멘트업계 한 관계자는 "운반비 단가를 올려 화물차주의 생활 여건을 높이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생산 업체는 운송비 부담이 더 커진다"며 "늘어난 운송비에 탄소 배출 등 환경 규제까지 심해지며 시멘트 산업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건설 업황 회복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전문위원은 "반도체 등 국내 산업이 성장할수록 건설 수요가 생기겠지만 올해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민간에서 건설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가 낼 수 있는 방안은 공공분야 투자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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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양지 푸르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