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정부가 수도권 내 확보 가능한 모든 부지를 총동원해 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며 ‘1·29 부동산 공급대책’을 내놨지만, 인허가권을 가진 지방자치단체들과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갈등만 키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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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부지를 관할하는 서울시와 경기 과천시가 당장 수용 불가 입장을 천명하면서, 정부가 야심 차게 꺼낸 공급대책이 첫발부터 삐걱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1·29 대책에 대해 지자체와 지역 주민 모두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 가구를 지을 경우 국제업무지구 기능 자체를 유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022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합의했던 6000가구를 지을 경우 ‘연면적 대비 주거비율’이 30% 수준이지만, 1만 가구가 들어설 경우 이 비율이 50%까지 치솟는다.
이 경우 업무·상업·오피스·전시복합산업(MICE)시설을 갖춘 국제업무지구가 ‘일반택지’로 전락한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국제업무기능을 상실하지 않는 마지노선을 8000가구(주거비율 40%)로 제시했다.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31.1%), 미국 뉴욕배터리파크시티(32.1%), 일본 도쿄아자부다이힐스(36.4%) 모두 주거비율은 40% 이하다.
게다가 서울시를 설득해야 할 국토부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 가구를 조성해야 하는 뚜렷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공급을 최대한 늘려야 하는 이유 외에 1만 가구로 확대해야 하는 특별한 기준은 없다”고 설명했다. 도시계획법 3조 1항에 따라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최종 인허가권자는 서울시다.
다만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지분구조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70%,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30%로 형성돼 있어 서울 시내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려는 서울시가 코레일과 국토부의 뜻을 무조건 꺾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비롯해 주요 국공립 유휴부지를 대부분 소유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울 경우 또 다른 사업들이 줄줄이 차질을 빚을 수 있어 고민이 깊다”고 토로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성급하게 대책을 발표하는 바람에 혼란만 키웠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통화에서 “도시 기반시설 수용 여건이 이미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에서 이번 대책으로 전체적인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하는데, 그동안 2만 가구 조성을 추진해왔던 기존 도시계획의 틀이 흔들리게 된다”면서 “신규 추가공급을 한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건축허가 등은 지자체의 고유 권한이어서 극심한 갈등이 발생하면 주택공급 사업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지역주민과 지자체의 의견을 귀담아들어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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