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정부가 5월 10일 이후 주택 매매 계약분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양도세)를 중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매도호가’를 낮춘 다주택자 보유 매물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거래가 활발한 편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무주택자들이 서둘러서 주택 매수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23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날 현재 6만 6814건으로 한 달 전(5만 6219건) 대비 18.8% 증가했다. 한 달 새 1만 건 넘게 늘어난 것이다.
다주택자는 5월 9일까지 매매 계약을 체결해야 양도세가 중과되지 않기 때문에 다주택자가 보유한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1주택자 보유 매물도 함께 나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엑스)를 통해 고가 1주택에 대한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와 보유세 증세 가능성을 언급해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용은 재정경제부가 발표할 7월 세제개편안에 담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다주택자는 매도 시한이 정해져 있는 터라 일부 지역에선 매도 호가까지 낮추는 분위기다. 강남구 대치삼성1차 97㎡ 아파트는 37억원에 다주택자 보유 매물이 출회돼 있다. 해당 아파트는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39억 5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찍었으나 이보다 2억 5000만원 낮춰 매물이 나온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진 주택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무주택자가 토지거래허가제가 적용되는 지역 내 다주택자 매물을 매수할 경우 2028년 2월 11일까지 실거주 의무가 면제되지만 전문가들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전문위원은 “다주택자의 계약 기한은 5월 9일까지이지만 토허제 허가기간이 15~20일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거래 시한은 4월 중순 전후”라며 “계약 기한이 다가올수록 강남과 비(非)강남을 가리지 않고 절세 목적의 매물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고 막판 급매물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5월 9일 이후에도 매물 출회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 수석 전문위원은 “고가 1주택자의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감면 요건 강화 등이 현실화되면 매물 잠김 현상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서울 등 수도권 내집 마련 수요자들은 절세 매물에 관심을 갖되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여유자금이 없는 무주택자라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강서구쪽의 7억~10억원 안팎의 주택을 전세보증금과 대출을 합쳐 매입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며 “주택 임대사업자 세제 및 대출 규제 강화 시그널 등으로 5월 9일 이후에도 매물이 여유가 있을 것으로 보여 주택 구입에 조급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물량인 2~3기 신도시 착공 물량을 통해 경기도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알짜 택지를 기다리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신혼부부, 신생아특례, 생애최초주택구입 등 특별공급이 유리해 여기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검토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5월 9일 이후에는 매물이 잠길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는 “양도세가 중과되지 않은 주택 임대사업자 매물 외에는 5월 9일 이후 매물이 잠기게 될 것”이라며 “가격이 떨어진 매물이 많이 나오면서 지표상으론 부동산 시장이 안정돼 보이겠지만 거래가 어려워 이를 시장 안정이라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심 교수는 “무주택자 입장에선 시장이 정체된 상태니까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이지만 쉽지 않다”며 “대출 규제 등에 20억~30억 원짜리 매수는 불가능하고, 서울 외곽에서도 매물이 나오고는 있지만 실제 거래가 이뤄지면 매물이 사라지고 있다. 서울 외곽은 대출 규제 차등화(15억 원 이하 대출한도 6억 원, 25억 원 이하 4억원, 25억 원 초과 2억 원)에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노원구 공릉동 태강 아파트 59㎡는 이달 7일 7억원에 거래돼 2022년 3월 최고가(7억 1500만 원)와 1500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7억 4000만~7억 5000만원대에서 매물이 출회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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