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고령의 부모님이 치매 진단을 받으신 뒤 은행 업무가 막히거나, 사고로 의식을 잃은 가족의 보험금 청구와 재산 관리를 대신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가족들은 비로소 성년후견 제도를 찾게 됩니다. 질병, 장애, 노령 등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을 위해 가정법원이 후견인을 선임해 재산 관리와 신상 결정을 돕는 제도인데, 신청 서류와 절차가 낯설어 처음부터 가사전문변호사 상담을 거쳐 시작하는 가정이 많습니다.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으로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관할은 피후견인이 될 사람의 주소지 가정법원입니다. 청구서에는 후견이 필요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적고, 가족관계증명서와 기본증명서 등 신분 자료, 진단서와 진료기록 등 정신상태에 관한 자료, 재산 목록과 그 소명자료를 붙입니다. 사전에 준비할 서류가 꽤 많아서 이 단계에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흔합니다.
법원은 심판에 앞서 본인의 정신상태를 확인합니다. 원칙적으로 의사의 감정을 거치도록 되어 있으나, 이미 제출된 진단서와 진료기록만으로 판단이 가능하고 다툼이 없는 사안에서는 감정 없이 진행되기도 합니다. 감정이 필요한 경우 감정료를 예납해야 하고 감정 기간만큼 절차가 길어지므로, 청구 단계에서 최근의 상세한 진료기록을 충실히 내는 것이 전체 기간을 줄이는 요령입니다.
법원은 또한 본인의 진술을 듣습니다. 본인이 법정에 출석하기 어려우면 심문 기일을 병원이나 자택에서 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절차는 본인의 자기결정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후견이 개시되면 본인의 행위능력이 제한되는 만큼 법원이 신중하게 확인하는 부분입니다. 가족 간에 후견 개시 여부나 후견인 선임을 두고 다툼이 있으면 관계인 심문이 추가되어 절차가 상당히 길어질 수 있습니다.
후견인으로 누구를 선임할지는 법원의 재량입니다.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이 선임되는 경우가 많지만, 가족 사이에 재산 분쟁이 있거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사정이 보이면 변호사, 법무사 등 전문가 후견인이 선임되기도 합니다. 후견인이 여럿 필요한 사안에서는 공동후견인을 두거나, 후견인을 감독할 후견감독인을 별도로 선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청구서에 후견인 후보자를 적을 수 있으므로, 가족 간 합의가 되어 있다면 그 뜻을 밝혀 두는 것이 좋습니다.
후견이 개시되면 후견인은 법원이 정한 범위에서 피후견인의 재산을 관리하고 법률행위를 대리합니다. 다만 후견인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취임 후 재산 목록을 작성해 법원에 보고해야 하고, 피후견인의 거주 부동산을 매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정기적으로 후견 사무 보고서를 제출해 법원의 감독을 받으며, 재산을 유용하면 해임은 물론 민형사 책임까지 질 수 있습니다.
성년후견까지는 필요하지 않은 경우를 위한 제도도 있습니다. 판단 능력이 부족하지만 상당 부분 남아 있다면 한정후견, 특정한 사무에 대해서만 도움이 필요하면 특정후견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어느 유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본인의 행위능력 제한 범위가 크게 달라지므로, 진단 내용과 실제 생활에서 필요한 보호의 범위를 견주어 유형을 정해야 합니다. 아직 판단 능력이 온전할 때 장래를 대비해 신뢰하는 사람과 후견계약을 맺어 두는 임의후견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절차에 걸리는 기간은 사안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다툼이 없고 감정이 생략되는 사안은 몇 달 안에 마무리되기도 하지만, 감정과 관계인 심문이 이어지는 사안은 반년을 넘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후견 개시 이후에도 매년 보고 의무가 이어지므로, 처음부터 재산 목록과 지출 관리 체계를 갖추어 두면 이후의 부담이 훨씬 줄어듭니다.
실무에서는 어떤 유형을 청구할지, 후견인 후보를 누구로 할지, 다른 가족의 동의를 어떻게 확보할지에서 사건의 방향이 갈립니다. 특히 재산 관리 문제로 형제간 갈등이 이미 시작된 상황이라면 후견 절차가 분쟁의 새 전선이 되기 쉬우므로, 가사전문변호사 조력을 받아 청구 전에 쟁점을 정리하고 예상되는 다툼에 대한 대응을 준비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제도의 취지는 결국 본인의 보호입니다. 가족의 편의가 아니라 본인에게 필요한 보호가 무엇인지를 기준으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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