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배우자로부터 이혼 소장을 받아 든 순간, 대부분의 사람은 방어만을 생각합니다. 상대의 주장을 어떻게 반박할지에 매달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방어에만 몰두하다 보면 정작 자신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청구할 기회를 놓치기 쉽습니다. 상대가 건 소송 안에서 나 역시 상대에게 청구할 것이 있다면, 그것을 함께 다투는 길이 있습니다. 반소입니다. 이혼소송전문변호사로서 소장을 받은 분께 방어와 함께 반드시 검토하도록 권하는 것이 바로 이 반소의 활용입니다.
반소는 상대방이 제기한 소송 절차 안에서,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관련된 청구를 함께 제기하는 것을 말합니다. 상대가 이혼과 위자료, 재산분할을 청구해 왔다면, 나 역시 같은 절차에서 상대에게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청구하고, 나아가 친권과 양육자 지정을 구할 수 있습니다. 별개의 소송을 새로 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진행되는 재판에 나의 청구를 얹는 것이므로, 하나의 절차에서 양쪽의 요구가 함께 판단됩니다.
반소가 특히 의미를 갖는 상황이 있습니다. 상대가 자신을 피해자로, 나를 혼인 파탄의 책임자로 그려 이혼과 위자료를 청구해 온 경우입니다. 방어만 한다면 잘해야 상대의 청구를 막는 데 그치지만, 반소로 오히려 상대 쪽에 파탄의 책임이 있음을 주장하며 위자료를 청구하면 공수가 뒤바뀝니다. 재산분할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의 분할 청구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과, 내가 적극적으로 재산의 형성과 기여를 주장하며 분할을 청구하는 것은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자녀 문제에서는 반소의 필요성이 더욱 큽니다. 상대가 자신을 양육자로 지정해 달라고 청구했는데 내가 반소로 친권자와 양육자 지정을 구하지 않으면, 법원 앞에는 상대의 청구만 놓이게 됩니다. 내가 아이를 키우고자 한다면 그 뜻을 반소로 분명히 밝히고, 왜 내가 양육에 더 적합한지를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합니다. 양육은 방어만으로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청구해야 판단의 대상이 되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반소를 제기할 때는 시점과 준비가 중요합니다. 반소는 본소의 절차가 진행되는 도중에 제기하게 되는데, 너무 늦으면 절차 진행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소장을 받고 답변서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반소로 무엇을 청구할지 함께 설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방어의 논리와 반소의 청구가 서로 모순되지 않고 하나의 이야기로 맞물리도록 구성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반소를 낼지 여부는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무조건 반소를 내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상대의 청구를 방어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사안도 있고, 반소를 통해 내가 얻을 실익이 분명한 사안도 있습니다. 위자료를 청구할 만한 상대의 유책 사유가 있는지, 재산분할에서 내 기여를 적극적으로 주장할 여지가 있는지, 양육을 실제로 원하고 그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따져 반소의 범위를 정합니다. 실익 없는 반소는 감정만 격화시킬 뿐이므로, 얻을 것이 있는 청구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반소가 제기되면 재판은 상대의 청구와 나의 청구를 함께 심리해 하나의 판결로 정리합니다. 이혼 여부, 위자료의 방향과 액수, 재산분할의 비율, 친권과 양육자 지정, 양육비까지 양쪽의 주장이 한자리에서 저울에 오릅니다. 그래서 반소를 잘 활용하면 상대가 짜 놓은 구도에 끌려다니지 않고, 사건 전체를 내 관점에서 다시 짜는 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수세에서 시작한 사건을 대등한 다툼으로 바꾸는 지렛대가 되는 셈입니다.
소장을 받았다는 것은 상대가 이미 준비를 마치고 먼저 움직였다는 뜻입니다. 그 출발의 차이를 만회하는 방법은 위축된 방어가 아니라 계획된 반격입니다. 물론 반격이 언제나 정답은 아니며, 사안에 따라 조용히 방어하며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 나을 때도 있습니다. 이혼소송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반소의 실익을 냉정하게 따지고 방어와 반소를 하나의 전략으로 엮으면, 상대가 그린 그림에 갇히지 않고 자신의 권리를 온전히 지킬 수 있습니다.
이혼 소송은 상대를 이기기 위한 싸움이라기보다, 자신의 몫과 아이를 지키기 위한 절차입니다. 그 몫을 지키려면 방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받아야 할 것을 스스로 청구해야 합니다. 소장 앞에서 위축되기보다, 나에게 어떤 청구권이 있는지부터 차분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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