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국제결혼이 늘면서 국적이 다른 부부의 이혼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적이 서로 다르거나 부부가 여러 나라에 걸쳐 생활해 온 경우, 이혼은 국내 부부의 이혼보다 훨씬 복잡해집니다. 어느 나라 법원에서 재판해야 하는지,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해야 하는지부터 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혼전문변호사로서 국제결혼 부부의 상담을 받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바로 이 재판관할과 준거법의 문제입니다. 이것이 정리되지 않으면 본안은 시작조차 어렵습니다.
먼저 재판관할이란 어느 나라의 법원이 이 이혼 사건을 다룰 권한을 갖는지의 문제입니다. 부부가 어느 나라에 살고 있는지, 국적이 어디인지, 혼인 생활의 근거지가 어디였는지 등에 따라 관할이 정해집니다. 한쪽은 한국에, 다른 쪽은 외국에 살고 있다면 어느 나라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는지가 먼저 문제 됩니다. 한국 법원에 관할이 인정되어야 우리 법원에서 이혼 재판을 진행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사안이 한국에서 다툴 수 있는 사건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관할이 정해졌다고 곧바로 그 나라 법을 적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준거법의 문제가 등장합니다. 준거법이란 그 이혼에 실제로 적용할 법이 어느 나라의 법인가 하는 것입니다. 국제적인 요소가 있는 사건에서는 법원이 정해진 원칙에 따라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할지를 가립니다. 부부의 국적과 일상적인 거주지 등이 기준이 되는데, 사안에 따라 한국 법이 적용될 수도, 외국 법이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관할과 준거법이 서로 다른 나라의 것이 되는 경우도 있어 혼동하기 쉽습니다.
어느 법이 적용되느냐는 결과에 큰 영향을 줍니다. 나라마다 이혼이 인정되는 사유, 재산을 나누는 방식, 자녀 양육을 정하는 기준, 위자료에 대한 태도가 다릅니다. 어떤 나라는 유책 여부를 엄격히 따지고, 어떤 나라는 그렇지 않습니다. 재산분할의 폭도 나라마다 차이가 큽니다. 그래서 같은 부부라도 어느 나라 법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재산과 양육의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준거법의 결정이 사실상 사건의 향방을 좌우하는 셈입니다.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문제가 한층 복잡해집니다. 자녀의 친권과 양육을 어느 나라 법으로 정할지, 자녀가 어느 나라에 있는지에 따라 판단의 틀이 달라집니다. 한쪽 부모가 자녀를 데리고 자기 나라로 가 버리는 상황이 벌어지면, 나라 사이의 아동 반환에 관한 문제로 번져 국제적인 절차가 동원되기도 합니다. 자녀의 거주지와 국적, 양쪽 부모의 사정이 얽혀 있어, 국내 사건이라면 단순했을 양육 문제가 국제 사건에서는 여러 겹의 검토를 요하게 됩니다.
외국에서 이미 이혼 판결을 받은 경우의 처리도 알아 두어야 합니다. 외국 법원의 이혼 판결이 한국에서 효력을 인정받으려면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반대로 한국에서 받은 판결을 외국에서 인정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나라에서의 신분 관계가 어긋나지 않도록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어느 나라에서 절차를 밟을지를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뒤늦게 다른 나라에서 효력이 문제 되면 이중으로 절차를 밟아야 하는 부담이 생깁니다. 두 나라의 서류상 신분이 서로 어긋난 채 남으면, 재혼이나 상속 같은 이후의 일에서 예상치 못한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국제결혼 부부의 이혼은 본안을 다투기 전에 정리해야 할 전제가 많습니다. 관할과 준거법, 자녀 문제, 판결의 국제적 효력까지 얽혀 있어, 국내 이혼의 감각만으로 접근하면 방향을 잘못 잡기 쉽습니다. 언어와 서류의 문제도 더해집니다. 이혼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으면 자신의 사안에서 어느 나라에서 다투는 것이 유리한지, 어느 법이 적용될지를 먼저 가늠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국경을 넘는 이혼은 감정의 정리에 더해 법의 지도까지 새로 그려야 하는 일입니다. 어느 나라의 법정에서, 어느 나라의 법으로 다툴 것인가라는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전체 결과를 좌우합니다. 국제결혼의 이혼을 앞두고 있다면, 본안을 고민하기 전에 이 전제부터 차분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느 법정에서 어느 법으로 다툴지가 정리되어야, 그다음의 재산과 양육 문제도 비로소 길이 보입니다. 출발점이 다르면 도착점도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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