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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사이 증여와 계약의 취소

김이지나 2026.09.11 01:43 조회 수 : 0

.부부는 살면서 서로에게 재산을 주고받거나 여러 약속을 합니다. 한쪽이 다른 쪽 명의로 집을 사 주거나, 생활비나 사업 자금을 대 주거나, 서로 재산에 관한 약정을 맺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이가 나빠지면 이렇게 주고받은 것을 두고 다툼이 생깁니다. 준 재산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부부 사이의 약속을 취소할 수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이혼변호사 상담에서도 부부간 재산 이전과 계약을 둘러싼 문의가 많습니다. 그 취소의 문제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리 법에는 부부 사이의 계약에 관한 특별한 규정이 있습니다. 혼인 중에 부부가 맺은 계약은 혼인이 유지되는 동안 한쪽이 언제든 취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부 사이의 약속은 애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라 법이 엄격하게 강제하기보다 당사자의 의사에 맡긴다는 취지에서 나온 규정입니다. 그래서 혼인 중에 배우자에게 무언가를 주기로 한 약속이나 이미 준 증여를, 혼인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취소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 취소권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선 혼인이 사실상 파탄에 이른 뒤에는 이 규정에 따른 취소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부부 사이의 신뢰를 전제로 한 규정인데 그 신뢰가 이미 깨진 상태라면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제삼자의 권리를 해치면서까지 취소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부부간 계약이라고 해서 언제나 마음대로 취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혼인의 상태와 시점에 따라 가능 여부가 달라집니다.
증여를 돌려받는 문제는 상황을 나누어 봐야 합니다. 혼인 중 부부 사이의 증여로서 취소가 가능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재산분할의 틀 안에서 정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부가 함께 이룬 재산을 한쪽 명의로 해 둔 것이라면 이는 증여라기보다 공동재산의 문제여서, 이혼 시 재산분할로 나누게 됩니다. 순수하게 한쪽이 다른 쪽에게 준 것인지, 공동재산을 명의만 정해 둔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제삼자가 얽힌 경우는 더 복잡합니다. 배우자가 받은 재산을 다시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면, 이미 넘어간 재산을 되돌리기는 어렵습니다. 거래의 안전을 위해 아무 사정도 모르고 재산을 취득한 제삼자는 보호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부간 증여를 취소하려면 그 재산이 아직 배우자에게 남아 있을 때 서둘러 움직여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재산이 흩어지면 취소의 실익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다툼에 대비하려면 재산이 오간 경위를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언제 무엇을 어떤 명목으로 주고받았는지, 그 자금이 누구의 것이었는지, 명의는 어떻게 정했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계좌 이체 내역과 등기, 당시 주고받은 대화 등이 근거가 됩니다. 증여인지 공동재산인지, 취소가 가능한 부부간 계약인지를 가리는 데 이런 자료가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부모가 자녀 부부에게 재산을 준 경우도 자주 문제됩니다. 시부모나 장인 장모가 신혼집 마련에 보탠 돈이 증여인지 빌려준 것인지, 자녀에게만 준 것인지 부부 공동에 준 것인지에 따라 이혼 시 처리가 달라집니다. 자녀 한쪽에게 준 것이라면 그 사람의 특유한 재산에 가깝고, 부부 공동을 위해 준 것이라면 성격이 달라집니다. 이렇게 재산을 준 주체와 의도, 명목에 따라 귀속과 반환의 결론이 갈리므로, 돈이 오갈 당시의 사정을 보여 주는 자료를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부부 사이의 증여와 계약은 부부간 계약 취소권, 재산분할, 제삼자 보호가 얽혀 판단이 까다로운 영역입니다. 준 재산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섣불리 판단했다가 낭패를 보거나, 반대로 돌려받을 수 있는데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혼변호사와 주고받은 재산이 증여인지 공동재산인지, 취소가 가능한지, 언제까지 움직여야 하는지를 함께 정리하면 부부간 재산 문제를 정확하게 풀 수 있습니다. 자금 흐름의 파악이 그 바탕이 됩니다.
정리하면 혼인 중 부부 사이의 계약은 혼인이 유지되는 동안 취소할 수 있으나 파탄 이후와 제삼자 관계에서는 제한되고, 증여인지 공동재산인지에 따라 정리 방법이 다릅니다. 재산이 오간 경위를 자료로 정리해 성격을 구분하는 것이, 부부간 재산 다툼을 푸는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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