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되면 많은 사람이 묻는 대로 다 답해야 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조사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고, 이 권리를 어떻게 쓰느냐가 사건의 방향을 크게 좌우한다. 성범죄전문변호사와 상담할 때도 조사에 앞서 진술거부권을 어떻게 행사할지 정리하는 일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말하지 않을 권리는 방어의 기본에 속한다.
진술거부권은 조사받는 사람이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다. 모든 질문에 답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에 대해 답하지 않을 수 있다. 이 권리를 행사한다고 해서 그것이 불리한 사정으로 취급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이 권리를 어떻게 쓰는지는 전략의 문제다. 무조건 모든 것에 침묵하는 것이 늘 최선은 아니고, 반대로 억울함을 풀겠다며 준비 없이 다 말하는 것도 위험하다. 사건의 성격과 증거의 상태에 따라 어디까지 말하고 어디서 멈출지를 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성범죄 사건은 진술이 사건의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물증이 뚜렷하지 않은 사건일수록 당사자의 진술 하나하나가 이후 절차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조사에서 무심코 던진 말이 맥락을 잃고 불리하게 쓰이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준비 없이 조사에 임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긴장한 상태에서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 채로 답하거나, 추궁에 밀려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게 되면, 그 진술이 이후에 발목을 잡는다. 조사 전에 무엇을 어떻게 말할지 정리하고, 확실하지 않은 것은 확실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안전하다.
진술거부권은 조사의 처음에 고지된다. 이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조사에 임하는 것과 모르고 임하는 것은 큰 차이를 낳는다. 권리를 행사할지 여부를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정하기보다, 미리 방향을 세워 두는 것이 필요하다.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와 함께 행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조사 과정에 변호인이 함께하면 부당한 추궁을 막고 진술의 방향을 지킬 수 있다. 답하기 곤란한 질문에 어떻게 대응할지 상의하며 진행할 수 있어, 혼자 감당하는 것과는 다르다.
진술을 거부하는 것과 허위로 진술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불리한 것을 말하지 않는 것은 정당한 권리이지만, 사실이 아닌 것을 지어내 말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를 낳는다. 침묵과 거짓은 다르며, 방어는 침묵할 권리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한번 한 진술은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조사에서 남긴 말은 기록으로 남아 이후 절차 전체에 영향을 미치므로, 말하기 전에 신중히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급하게 해명하려다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진술의 일관성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여러 차례 조사를 받으면서 진술이 흔들리면 신빙성을 의심받게 되므로, 처음부터 방향을 정해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도 조사 전의 정리가 필요하다.
조사 과정의 기록도 살펴야 한다. 자신이 한 진술이 조서에 정확히 반영되었는지, 맥락이 왜곡되어 적히지는 않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서에 서명하기 전에 내용을 꼼꼼히 읽고,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으면 바로잡을 것을 요구할 수 있다.
반복되는 조사에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 차례 조사가 이어지는 경우, 매번 진술이 흔들리지 않도록 앞선 진술의 내용을 정리해 두어야 한다. 그때그때 다르게 답하면 그 자체가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빌미가 된다.
성범죄전문변호사가 이 국면에서 하는 일은 사건의 상태를 보아 어디까지 진술하고 어디서 권리를 행사할지 방향을 잡아 주고, 조사에 함께하며 부당한 추궁을 막는 것이다. 말할 것과 말하지 않을 것을 가려 방어의 토대를 지키는 것이 조력의 핵심이 된다.
조사는 진실을 밝히는 자리이면서 동시에 방어가 시작되는 자리다. 말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무엇을 어떻게 말할지 준비해 임하는 것이, 불리한 진술에 스스로를 내주지 않는 방법이다. 억울함을 빨리 풀고 싶은 마음이 앞서 준비 없이 말을 쏟아 내기보다, 차분히 정리한 뒤에 임하는 것이 결국 자신을 지키는 길이 된다. 조사실에서의 몇 마디가 이후 오랜 절차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준비의 무게를 가볍게 여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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