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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변호사 위장수사와 함정수사

김이지나 2026.09.11 09:24 조회 수 : 0

.디지털 공간에서 벌어지는 성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이 신분을 숨기고 접근하는 방식이 쓰이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신분을 감춘 수사가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는 사건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문제다. 성범죄변호사에게 오는 상담 가운데도 수사가 정당한 범위를 넘었는지를 두고 다투는 사건이 늘고 있다. 위장수사와 함정수사의 경계를 이해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이 된다.
먼저 개념을 나눠야 한다. 신분을 숨기고 접근해 이미 벌어지고 있거나 벌어지려는 범죄의 증거를 확보하는 것과, 원래 범의가 없던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범행을 부추겨 저지르게 만든 뒤 처벌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앞의 것과 달리 뒤의 것은 수사의 정당성 자체가 다퉈진다.
핵심은 범의가 어디서 비롯되었는가다. 그 사람이 원래 범행의 뜻을 가지고 있었는데 수사기관이 기회를 제공한 것에 그쳤는지, 아니면 아무런 뜻이 없던 사람을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범의를 만들어 낸 것인지가 갈림길이 된다. 후자에 해당한다면 그 수사로 얻은 결과를 다툴 여지가 생긴다.
그래서 방어에서는 접근의 경위를 세밀하게 살핀다. 누가 먼저 접촉했는지,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수사기관 측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유도했는지를 확인한다. 대화의 기록과 접근의 흐름이 이 판단의 핵심 자료가 되므로, 그 전체를 시간 순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자료가 적법하게 수집되었는지도 함께 본다. 신분을 숨긴 접근이 허용되는 범위를 벗어났거나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면, 그렇게 얻은 자료의 효력을 다툴 수 있다. 자료의 내용만이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살피는 것이 방어의 한 축이다.
디지털 공간의 특성상 대화가 오간 기록이 고스란히 남는다는 점은 양면성을 갖는다. 그 기록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수사기관의 유도가 어떠했는지를 드러내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기록 전체를 확보해 맥락 속에서 읽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이런 다툼은 사실관계의 재구성 싸움이 된다. 짧은 대화 한 토막만 떼어 보면 불리해 보여도, 접근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흐름을 놓고 보면 다르게 읽히는 경우가 있다.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보여주는 것이 방어의 관건이 된다.
다만 수사의 위법성을 주장하는 것이 언제나 쉬운 것은 아니다. 신분을 숨긴 접근 자체는 일정한 범위에서 허용되므로, 그 범위를 벗어났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야 한다. 막연히 함정에 빠졌다는 주장만으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당사자가 초기 대응에서 유의할 점도 있다. 수사 과정에서 오간 자료를 함부로 지우거나 손대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으므로, 무엇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확인한 뒤에 움직이는 것이 안전하다. 기록의 보존이 이후 다툼의 토대가 된다.
디지털 성범죄 사건은 사회적 관심이 큰 만큼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 수사의 적법성을 다투는 일과 사건 자체를 다투는 일을 함께 관리해야 하고, 어느 지점에서 무엇을 다툴지를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감정적으로 억울함만 호소해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
전문적인 분석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디지털 대화의 기록이 어떻게 형성되고 전송되었는지, 편집이나 조작의 흔적은 없는지를 기술적으로 살펴야 하는 사건이 있다. 표면의 내용만 보지 않고 그 형성 과정을 들여다보는 것이 정확한 방어로 이어진다.
수사의 경위를 다투는 것과 사건 자체를 다투는 것을 어떻게 배치할지도 중요하다. 수사가 부당했다는 주장과 행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방향이 다르므로, 어느 것을 주된 축으로 삼을지 사건의 상태를 보아 정해야 한다. 두 주장이 서로 어긋나지 않게 정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성범죄변호사가 이 국면에서 하는 일은 접근의 경위를 재구성해 범의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밝히고, 수사가 허용된 범위를 벗어났는지를 따지며, 확보된 자료의 적법성을 점검하는 것이다. 수사의 경계를 정확히 아는 것이 이런 사건 대응의 관건이 된다.
신분을 숨긴 수사가 늘어난 만큼 그 경계를 둘러싼 다툼도 늘고 있다. 어디까지가 허용되는 수사이고 어디부터가 부당한 유도인지를 가리는 것에서, 이런 사건의 방어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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