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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남사더클러스터 가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권과 한강 변이라는 유망 입지 조건을 모두 갖췄지만, 오랜 기간 부동산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한 곳이 있다.
송파구 풍납동이다. 문화유산 밀집지역이란 이유로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용인남사더클러스터 이 동네에서도 ‘5수’ 끝에 재건축 첫발을 뗀 사례가 최근 나왔다. 1985년 지어진 풍납미성 얘기다.
송파구는 ‘풍납미성 아파트 재건축사업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지정(안)’을 마련하고 이달 30일까지 주민 공람을 진행하고 있다. 풍납미성은 1985년에 지상 11층, 4개 동, 275가구 규모로 지어졌다. 본격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한 건 2019년부터다. 2023년에 안전진단 문턱을 넘었다. 하지만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 심의 단계에서 번번이 낙방하며 애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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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납토성 일대는 과거 한성백제의 수도였다. 풍납미성은 이 유적지 인근에 있다. 국가유산보호구역 100m 이내에서 진행되는 개발행위는 국가유산청 허가를 얻어야 한다. 국가유산청은 문화재 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앙각(올려다본 각도) 규제에 어긋나지 않는지 등을 심사한다. 풍납미성은 당초 29층 높이로 재건축을 추진했다. 국가유산청은 이 안에 퇴짜를 놨다.
심의가 거듭되면서 층수가 점점 내려갔다. 지난해 5번째 심의에서 결국 국가유산청 심의를 통과했다. 최고 23층, 413가구로 재건축하기로 결정됐다. 채갑식 풍납미성 재건축 추진준비위원장은 “주동의 최고 층수를 23층까지 낮추긴 했지만, 대신 저층부의 높이를 기존 안보다 높였다”며 “최대 난제가 해결된 만큼 앞으론 사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업계에선 풍납미성의 재건축 사업성은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용면적 139㎡ 기준 대지지분이 72.7㎡(22평)에 달할 정도로 큰 편이어서다. 용적률 인센티브를 거의 받지 않은 만큼, 임대주택 물량(33가구)은 적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이 단지의 추정 비례율(개발이익률·정비사업 후 자산가치를 종전 자산가치로 나눈 비율)은 101.82%로 추산됐다.
‘한강 뷰’ 아파트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게 가장 기대되는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채 위원장은 “과거 입주민이 선호했던 남향으로 아파트가 지어져 현재는 집에서 한강을 볼 수 있는 물량이 4분의 1 정도”라며 “재건축을 통해 동의 방향을 틀면 한강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가구가 훨씬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풍납미성 부지가 한강을 바라보는 쪽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 게 장점이다.
주거환경도 쾌적하다. 약 5분만 걸으면 토끼굴을 통해 한강공원에 바로 도착할 수 있다. 단지 바로 옆에 풍납백제문화공원이 있는 등 녹지공간이 풍부하다. 올림픽대로와 강동구청역(8호선), 천호역(5·8호선)이 두루 인접해 교통 여건도 나쁘지 않다. 서울아산병원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토성초교 등 교육시설도 가깝다. 잠실 등 강남권의 쇼핑·생활 인프라도 편리하게 누릴 수 있다.
단지 곳곳에 ‘신속통합기획 통과를 축하한다’는 내용의 주요 건설사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향후 시공사 입찰 과정에서도 대형사가 적지 않은 관심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도시정비법 개정에 따라 이달부터 정비구역 지정 이전에도 추진위 구성이 가능해진 만큼, 향후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재준위 측은 내년 초 조합설립을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풍납미성이 재건축에 속도를 내면서 풍납동 일대 다른 구역들도 정비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풍남동은 강남권에 속하지만, 개발제한 행위 금지 등 규제로 서울의 대표적 노후 지역으로 통한다. 문화재 유실 정도에 따라 풍납토성 주변이 5개 권역으로 나뉜다. 1·2권역에선 주민이 받고 떠나 ‘빈집’만 남아 있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건물을 올릴 수 없다 보니 동네 곳곳에 주차장만 늘고 있다.
풍납동에서 동아한가람(1995년 준공), 한강극동(1995년), 씨티극동(1998년), 신성노바빌(2000년) 등의 재건축 연한도 다가오고 있다. 다만 현재 용적률이 167%에 불과한 풍납미성과 달리, 동아한가람 등은 용적률이 300%를 넘는 게 관건이다. 풍납강변현대는 리모델링 조합을 해산하고,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선회했다. 최근 조합설립 인가도 받았다. 지하철역 쪽에 있는 풍납동 483의 10 일대에선 모아타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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