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와 전면전을 벌이는 가운데 ‘외통수’에 처한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팔리지 않거나 잠기면 부동산 시장은 ‘거래 빙하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와 전면전을 벌이는 가운데 ‘외통수’에 처한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팔리지 않거나 잠기면 부동산 시장은 ‘거래 빙하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 퇴로를 열어 줄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다주택자들은 집값을 낮춰 팔거나 월세로 돌린 채 버텨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15억 원 이상 아파트는 값을 내려 내놔도 현금 부자만 살 수 있는데, 실거주 의무가 따라붙어 거래 자체가 성사되기까지는 쉽잖은 상황이다.
5일 문화일보 취재에 따르면 세입자를 내보내지 못해 매물을 거둬들이는 다주택자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주택 5∼6채를 보유한 다주택자 A 씨는 “2년 전 계약 당시 세입자에게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 전에 집을 팔 계획이라고 미리 말했지만, 이사 갈 곳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가 나가지 못해 팔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매도 조건이 까다로운 상태다. 다주택자의 매도를 가장 어렵게 만드는 건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매수자는 4개월 이내 입주해야 하고 2년을 실거주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압박대로 5월 9일 이전에 집을 팔려면 이 기간 내에 전월세 계약이 완료돼 세입자가 퇴거해야 한다.
화성 남양 우미린
다주택자들이 집을 싸게 내놓아도 현금 부자가 아닌 무주택자가 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9·7 공급 대책 이후 무주택자에 대한 규제지역 주택 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은 50%에서 40%로 강화됐다. 10·15 부동산 대책에선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15억 원 이하 주택에서 6억 원, 15억 원 초과∼25억 원 이하 주택에서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에서 2억 원으로 강화됐다.
집값은 비싼데 대출 규제까지 강화돼 매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설사 가용자산이 넉넉한 부유층이 집을 여러 채 사더라도 실거주 의무 조항에 걸리게 된다.
다주택자 퇴로가 막힘에 따라 호가를 낮춰 급매물을 내놔도 잠길 가능성이 커졌다.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 부활 전에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매물을 거둬들일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세입자들이 3개월, 6개월 내 못 나갈 상황에 대한 대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도 ‘매물 잠김’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 B 씨는 “다주택자의 매도 퇴로가 막혀 매물이 잠길 수밖에 없다”며 “유예기간만 연장해 줘서는 보완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주택자의 매도를 유도하기 위해 선택지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 C 씨는 “부동산 시세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실거주 의무 기한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면 전세를 낀 매물까지 거래가 가능해져 잠겨 있던 매물이 자연스럽게 순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 우미린
화성 남양뉴타운 우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