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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전문변호사 위법수집증거의 배제

박현동 2026.09.03 00:02 조회 수 : 0

.재판에서 유죄를 뒷받침하는 것은 결국 증거다. 그런데 그 증거가 정당한 절차를 거쳐 모인 것인지 여부는 사건의 결과를 완전히 바꾸어 놓을 만큼 중요하다. 형사전문변호사는 사건 기록을 검토할 때 증거의 내용만큼이나 그 증거가 어떤 과정을 통해 확보되었는지를 유심히 살핀다. 아무리 결정적으로 보이는 자료라도 수집 과정이 법이 정한 절차를 벗어났다면, 그 자료는 유죄의 근거로 쓰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형사 절차는 증거를 모으는 방법에도 엄격한 규율을 둔다. 압수나 수색은 원칙적으로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고, 그 영장에 적힌 범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 당사자에게 절차를 알리고 참여할 기회를 보장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절차는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힘이 개인의 기본권을 함부로 침해하지 못하도록 세운 최소한의 울타리다. 그 울타리를 넘어 모은 증거는 증거로서의 자격을 잃는다.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장면은 다양하다. 영장에 적힌 대상과 무관한 물건까지 가져간 경우, 절차를 지키지 않은 채 임의로 확보한 자료, 당사자가 참여할 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압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지점을 발견하면 그 증거의 자격 자체를 다투어, 재판에서 판단의 근거로 삼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 방어의 한 축이 된다.
더 나아가 위법하게 모은 증거에서 파생된 자료도 함께 문제 삼을 수 있다. 처음의 수집이 잘못되었다면, 그로부터 이어져 얻은 다른 증거 역시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의 절차적 하자를 찾아내면, 그와 연결된 증거들이 어디까지 영향을 받는지를 폭넓게 검토해 다툼의 범위를 넓혀 간다.
다만 절차의 하자를 지적하는 일은 단순히 흠을 들추는 것과는 다르다. 그 하자가 사건의 결론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왜 그 증거를 배제하는 것이 정당한지를 논리적으로 짚어야 재판부를 설득할 수 있다. 사소한 형식의 문제와 기본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한 문제를 구분해, 정말로 다툴 만한 지점에 집중하는 판단이 필요하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또 다른 장면은 당사자가 스스로 물건을 내어 준 경우다. 겉으로는 임의로 제출한 것처럼 보여도, 그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이 없었거나 사실상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면 그 제출이 정말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것인지 따져 볼 여지가 있다. 그래서 물건이 어떤 상황에서 수사기관의 손에 들어갔는지, 당사자가 그 의미를 알고 있었는지를 되짚는 일이 중요하다.
진술을 얻는 과정에도 지켜야 할 규율이 있다. 조사에 앞서 당사자에게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제대로 알렸는지, 조력을 받을 기회를 보장했는지가 그 진술의 자격에 영향을 준다. 이런 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채 얻어 낸 진술이라면, 그것을 유죄의 근거로 삼는 데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진술의 내용만이 아니라 그것이 나온 과정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절차의 하자를 다툴 때는 그것이 사건에서 갖는 무게를 함께 설명해야 한다. 단지 규정을 어겼다는 지적에 그치지 않고, 그 잘못이 당사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침해했으며 그로 인해 얻은 증거를 인정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점을 짚어야 한다. 이렇게 절차와 실질을 아울러 논증할 때, 증거를 배제해 달라는 주장은 비로소 재판부를 움직일 힘을 갖는다.
이런 다툼은 언제 제기하느냐에 따라 힘이 달라진다. 증거의 자격에 관한 문제는 재판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미리 짚어 두는 편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뒤늦게 문제를 제기하면 이미 그 증거를 전제로 심리가 이어진 뒤라 되돌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록을 일찍 검토해 어느 지점을 다툴지 미리 정하고, 알맞은 시점에 문제를 제기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형사전문변호사는 이런 시점을 놓치지 않고 증거의 자격을 정면으로 다툰다.
증거의 자격을 다투는 일은 사건의 판을 근본에서 흔드는 작업이다. 이러한 변호인은 수사 기록 곳곳에 남은 절차의 흔적을 되짚어 어디서 선을 넘었는지를 찾아내고, 그 지점을 근거로 삼아 부당하게 모인 자료가 유죄의 발판이 되지 않도록 다툼의 방향을 잡는다. 겉으로 강력해 보이는 증거일수록 그 출처를 되짚는 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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