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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전문변호사 함정수사와 위법수집

김이지나 2026.09.04 00:02 조회 수 : 0

.마약 사건은 피해자가 따로 없는 경우가 많아 수사기관이 정보원이나 잠입 수사를 통해 단서를 잡는 일이 흔하다. 그러다 보니 수사 과정 자체가 적법했는지가 재판의 승부처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마약전문변호사 상담에서 가장 먼저 살피는 것도 이 사건이 어떻게 수사망에 걸렸는지, 그 과정에 무리가 없었는지다. 결과만 놓고 유무죄를 따지기 전에 수사의 시작점을 되짚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논의의 핵심에 있는 것이 함정수사다. 함정수사란 수사기관이 범의를 가진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본래 범행할 뜻이 없던 사람에게 범의를 새로 심어 범행하도록 유도한 뒤 검거하는 방식을 말한다. 판례는 단순히 기회를 준 것에 불과한 경우와, 없던 범의를 만들어 낸 경우를 구분한다. 후자에 해당하면 그 수사는 위법하고, 그로 인해 이루어진 공소 제기 자체가 문제될 수 있다.
둘의 경계를 가르는 것은 범의가 누구에게서 비롯되었는가다. 이미 마약을 거래할 의사를 가지고 있던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접근해 거래를 성사시킨 것이라면 함정수사로 보기 어렵다. 반면 아무런 의사가 없던 사람에게 정보원이 집요하게 접근해 여러 차례 부탁하고 대가를 제시하며 범행을 종용한 사정이 있다면, 범의가 수사기관 측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생긴다. 접근의 경위와 횟수, 유인의 방법이 판단의 재료가 된다.
그래서 이런 사건에서는 수사가 시작된 단서가 무엇이었는지를 밝히는 작업이 중요하다. 정보원이 어떤 경위로 등장했는지, 수사기관과 어떤 관계였는지, 접촉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따져 물어야 한다. 정보원에게 대가가 걸려 있었다면 그 진술은 과장되거나 왜곡될 동기가 있으므로 신빙성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수사 기록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접촉의 정황을 복원하는 것이 관건이 된다.
함정수사와 나란히 문제되는 것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다. 마약 사건의 증거는 대부분 압수된 실물과 감정 결과인데, 그 압수 과정에 하자가 있으면 증거로 쓸 수 없게 될 수 있다. 영장 없이 이루어진 압수, 영장에 적힌 범위를 벗어난 수색, 당사자의 참여권을 배제한 채 진행된 절차가 대표적이다.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원칙적으로 유죄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 확립된 원칙이다.
임의제출을 둘러싼 다툼도 잦다. 형식은 스스로 내놓은 것이지만, 여러 수사관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 거부할 수 있다는 안내조차 없이 제출이 이루어졌다면 그 임의성 자체가 의심받을 수 있다. 제출 당시의 대화, 동의서 작성 경위, 시간과 장소 같은 구체적 사정이 모두 판단 자료가 된다. 겉으로 자발적 제출처럼 보여도 실질을 따져 봐야 한다.
위법한 절차에서 파생된 이차 증거도 함께 문제된다. 위법한 압수물을 들이대며 받아낸 자백이나 그에 이어진 추가 감정 결과는, 최초의 위법과 연결되어 있다면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다. 하나의 절차 위반이 그 뒤에 이어진 증거들까지 흔들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절차 위반이 경미하면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이 인정되기도 하므로, 위반의 내용과 정도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런 다툼은 기록 확보에서 출발한다. 수사보고서와 압수조서, 영장 청구서와 집행 과정의 자료를 대조하면 절차의 빈틈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 정보원이 관여한 사건이라면 그 존재와 역할이 기록에 어떻게 남아 있는지, 혹은 감춰져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마약전문변호사 조력이 필요한 이유는 이 작업이 수사의 흐름 전체를 되짚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흩어진 자료에서 절차의 하자를 찾아내는 일은 경험이 좌우한다.
수사의 적법성을 다투는 것은 처벌을 모면하려는 꼼수가 아니라 적법절차라는 원칙의 문제다. 수사기관도 정해진 절차를 지킬 때 그 결과가 흔들리지 않는다. 함정에 걸린 것은 아닌지, 압수 과정에 무리가 없었는지를 초기에 점검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이 된다. 수사를 겪었다면 그 경위를 최대한 빨리, 구체적으로 기록해 두는 것이 첫걸음이다.
결국 이 유형의 사건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보는 싸움이다. 수사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증거가 어떻게 모였는지를 되짚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지점이 있는지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시작이 잘못된 수사는 그 위에 쌓은 결과도 온전할 수 없다는 점에서, 수사의 첫 단추를 살피는 일은 늦출수록 불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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