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여러 사람이 함께 얽힌 사건에서는 각자가 어떤 역할을 했는가에 따라 책임의 무게가 크게 달라진다. 같은 사건에 관여했더라도 주도한 사람과 곁에서 도운 사람의 죄책이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명이 관련된 사건에서는 각자의 가담 형태를 정확히 가리는 것이 핵심이 된다. 형사전문변호사 상담에서 공범 사건을 다룰 때 가장 공을 들이는 것도 의뢰인이 사건에서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일이다. 위치가 달라지면 책임도 달라진다.
함께 범행에 가담한 형태는 크게 나뉜다. 둘 이상이 공동의 의사로 함께 범행을 실행한 경우를 공동정범이라 한다. 이 경우에는 각자가 전체 범행에 대해 정범으로서 책임을 진다. 반면 남의 범행을 옆에서 도운 데 그친 경우는 방조범으로, 정범보다 가볍게 다루어진다. 또 남을 부추겨 범행을 결심하게 한 경우는 교사범으로 따로 평가된다.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가 처벌의 정도를 좌우한다.
공동정범이 되려면 공동의 의사와 실행에의 관여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그 자리에 있었다거나 결과적으로 이익을 나누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공동정범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함께 범행을 저지르기로 하는 의사의 결합이 있었는지, 실제로 범행의 실행에 본질적인 기여를 했는지를 따진다. 겉으로 함께 있었다는 사실과 법적으로 공동정범이 된다는 것은 구별되어야 한다.
방조는 정범의 범행을 쉽게 하거나 도운 행위를 말한다. 도구를 빌려주거나 정보를 제공하는 것처럼 직접 실행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범행에 도움을 준 경우다. 방조범은 정범이 아니므로 그 책임이 감경된다. 그래서 자신의 행위가 공동정범에 이르는 것인지, 방조에 그치는 것인지를 가리는 것은 결과에 큰 차이를 만든다. 이 경계에서의 다툼이 공범 사건의 핵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공범 사건에서 흔히 문제되는 것은 가담의 정도가 부풀려지는 상황이다. 먼저 조사받은 다른 관련자가 자신의 책임을 줄이려고 다른 사람의 역할을 크게 진술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진술에 따라 곁에서 도운 데 그친 사람이 주도자로 몰릴 수 있다. 그래서 다른 관련자의 진술이 객관적 정황과 맞아떨어지는지, 과장된 부분은 없는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자신의 실제 역할을 밝히려면 사건의 경위를 시간 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 어떻게 그 일에 관여하게 되었는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몰랐는지, 어떤 행위를 실제로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범행의 계획에 참여했는지, 아니면 뒤늦게 부분적으로 관여했을 뿐인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이런 사실관계를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방어의 기초가 된다.
직접 실행에 나서지 않았는데도 무겁게 다루어지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여럿이 함께 범행을 모의한 뒤 그중 일부만 실행에 나선 경우에도, 모의에 깊이 관여한 사람은 실행을 직접 하지 않았더라도 공동정범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이 실제로 무엇을 했는가뿐 아니라, 범행의 계획과 결정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가도 함께 따져진다. 반대로 모의라고 하기 어려운 가벼운 대화에 그쳤다면 그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어디까지가 단순한 관여이고 어디부터가 본질적 기여인지가 다툼의 초점이 된다.
가담 형태와 별개로, 범행에 이르는 도중에 스스로 관여를 그만둔 경우도 살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범행을 계속하기 전에 자신은 발을 뺐다거나, 자신의 기여를 거두어들인 사정이 있다면 그 점이 책임을 정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어느 시점에 어떻게 관여에서 벗어났는지가 중요하므로, 그 경위를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범 사건은 혼자만의 사정으로 결론이 나지 않고 여러 사람의 진술과 정황이 얽혀 판단된다. 그래서 전체 구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자리매김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형사전문변호사 조력을 받으면 자신의 행위가 어떤 가담 형태에 해당하는지, 다른 관련자의 진술을 어떻게 다툴 수 있는지를 검토해 대응할 수 있다. 함께 얽힌 사건일수록 각자의 몫을 가리는 일이 결과를 좌우한다.
여럿이 관련된 사건에서 모두가 같은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정확히 밝히고, 부풀려진 부분을 바로잡고, 관여에서 벗어난 사정이 있다면 그것을 드러내는 것이 자신의 몫에 맞는 책임을 지는 길이다. 가담의 형태를 가리는 데서 공범 사건의 방어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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