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마약 사건에서 같은 물건이 오갔더라도 그것이 어떤 성격의 행위였는지에 따라 사안의 무게가 크게 달라지는데, 이 구별을 살피는 것이 마약전문변호사가 공들이는 대목이다. 단순히 건네받았는지, 대가를 주고받았는지, 나누어 주었는지에 따라 행위의 성격이 갈리고 그에 따른 평가도 달라진다. 그래서 무엇이 오갔는가만이 아니라 어떤 관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오갔는가를 정확히 가리는 일이 중요하다.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물건이 오간 경위다. 어떤 관계에서 어떤 상황을 거쳐 그 일이 있었는지, 대가가 오갔는지 아니면 대가 없이 오갔는지, 그 과정에 어떤 대화와 약속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겉으로 비슷해 보이는 상황도 그 안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성격이 전혀 달라질 수 있다. 경위가 분명해질수록 행위의 성격도 또렷해진다.
대가의 유무는 중요한 갈림이 된다. 대가를 주고받았는지, 그것이 어떤 형태였는지에 따라 사안이 달리 평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가처럼 보이는 것이 실은 다른 성격의 것이었거나, 오간 것이 대가가 아니었던 사정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부분은 정황과 함께 세밀하게 살펴야 하며, 겉모습만으로 성급히 단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관계의 성격도 함께 본다. 오랜 지인 사이였는지, 우연한 만남이었는지, 어떤 부탁이나 사정이 얽혀 있었는지에 따라 그 행위가 놓인 맥락이 달라진다. 같은 물건이 오갔어도 그 관계와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관계의 맥락을 함께 설명하면 행위의 성격이 더 이해되기 쉬워진다. 그 관계가 어떻게 시작되어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를 함께 정리하면, 오간 행위가 어떤 맥락에 놓였는지가 한층 분명해진다.
이 구별이 중요한 이유는 그에 따라 사안의 무게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누거나 건넨 행위와 대가를 노린 행위는 그 평가가 다르고, 개인적인 사정에서 비롯된 행위와 이익을 목적으로 한 행위도 다르게 다루어진다. 그래서 자신의 행위가 실제로 어떤 성격이었는지를 정확히 밝히는 것이 과대한 평가를 막는 길이 된다.
소명을 준비할 때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근거를 함께 정리해야 한다. 경위와 관계, 대가의 유무에 대한 설명이 정황과 자연스럽게 맞물릴 때 설득력이 생긴다. 말만으로 주장하기보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정을 함께 제시하는 편이 훨씬 힘을 가진다. 흩어진 사정을 하나의 일관된 흐름으로 엮어 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사실을 부풀리거나 감추는 것은 금물이다. 유리하게 보이려고 사정을 왜곡하면 언젠가 드러나 신뢰를 잃는다.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되, 행위의 성격이 실제보다 무겁게 평가되는 부분은 별개로 짚는 구분이 필요하다. 이러한 구분이 분명할 때 방어가 설득력을 갖는다.
행위가 여러 차례 이어진 사건이라면 각각을 뭉뚱그리지 않고 나누어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한 번의 일과 반복된 일은 그 평가가 다르고, 그 사이의 사정도 저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각 행위의 경위와 성격을 따로 정리하면, 전체를 한 덩어리로 무겁게 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세밀하게 나누는 작업이 과대평가를 걸러 낸다.
이처럼 마약전문변호사와 함께 행위의 성격을 경위와 관계에 비추어 가려내는 일은, 같은 물건이 오갔다는 사실만으로 사안이 무겁게 다루어지는 것을 막는 데 의미가 있다. 대가의 유무와 관계의 맥락을 정황과 함께 정리하면, 그 행위가 실제로 어떤 무게를 갖는지 또렷해진다. 성격을 가리는 시선이 실제에 맞는 평가의 바탕이 된다.
같은 물건이 오갔다는 사실과 그것이 어떤 성격의 행위였는가는 다른 문제다. 그 차이를 정확히 가려내는 일은 사안이 실제보다 무겁게 다루어지는 것을 막는 출발점이 된다. 무엇이 오갔는가에서 멈추지 않고 어떤 관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오갔는가를 끝까지 짚는 시각이, 사안의 실제에 맞는 평가에 다가서게 한다. 무엇이 오갔는가를 넘어 어떻게 오갔는가를 끝까지 밝히는 일이 그 시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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