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후 서울 아파트 월별 매매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거래 절벽에 가까운 모습이지만, 이를 수요 위축이나 시장 냉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토허제라는 강력한 제도가 거래를 물리적으로 막으면서 통계상으로만 시장이 식은 것처럼 보이는 '착시 안정'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별 거래량은 지난해 3월 9800건, 6월 1만1264건으로 월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0월에도 8797건으로 비교적 활발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토허제가 본격 시행된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11월 거래량은 3336건, 12월은 3658건으로 거래량이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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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만 놓고 보면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것처럼 보인다.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온다. 토허제 적용 지역, 즉 서울 전역에서는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매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갭투자도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여기에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실거주 요건 검증 등 행정 절차가 추가되면서 거래 성사까지 걸리는 시간 자체가 길어졌다.
이 과정에서 계약은 체결됐지만 실거래가 신고·등록이 늦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로 거래가 월별 통계에 즉시 반영되지 않으면서 통계상 거래량이 실제보다 과소 집계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래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제도와 행정 절차 속에서 통계 밖으로 밀려난 거래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통상적으로 거래량 감소는 수요 위축의 신호로 해석된다. 매수자들이 관망으로 돌아서고 가격 조정 가능성이 커질 때 거래량이 먼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다. 그러나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은 이런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기 어렵다.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거래가 막혀 있는 것. 즉 '안 사는 것'이 아니라 '못 사는 것'에 가깝다는 것이다.
현장 분위기도 통계와 온도차가 있다. 토허제 적용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 문의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마포, 용산, 성동, 광진구 등 '한강밸트' 지역에선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신고가에 팔고 웃돈을 보태 신고가에 상급지를 매수하는 갈아타기 거래도 빈번하다. 매도자는 급하게 가격을 낮출 이유가 없다는 태도다.
실거주 수요만 남으면서 저가 급매물이 줄었고 일부 단지에서는 호가가 오히려 상향 조정되거나 직전 거래보다 높은 가격에 신고가 거래가 나오는 사례도 관측된다. 거래는 적어도 체결되는 가격은 낮아지지 않았다.
이 같은 구조는 시장에 보이지 않는 압력을 누적시킨다. 거래가 막혀 있는 동안 매수 수요는 해소되지 못한 채 쌓인다. 매도 물량 역시 시장에 충분히 나오지 않는다. 토허제는 가격을 낮추는 규제가 아니라 거래 시점을 늦추는 규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토허제 부분 해제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결정권을 가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배경에도 이런 부담이 깔려 있다. 규제를 유지하면 거래 경색과 통계 왜곡이 계속된다. 반대로 완화나 해제에 나설 경우 눌려 있던 수요가 한꺼번에 분출되며 거래량 급증과 가격 변동성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과거 토허제 해제 사례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반복됐다. 규제 기간 동안 억눌려 있던 매수 수요가 해제 직후 한꺼번에 움직이면서 거래량이 급증하고 가격이 빠르게 반응하는 패턴이 나타났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서울 시장 역시 거래량 감소라는 숫자 이면에 응축된 매수 압력이 쌓이고 있다"며 "서울 아파트 시장을 거래량만 놓고 보면 냉각 국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수 수요가 사라지지 않은 채 제도 속에 갇혀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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