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붕괴되고 있다. 고금리·경기침체 등으로 빚을 갚지 못해 법원경매로 나온 매물이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낙찰률은 10건 중 2건 수준에 불과하다. 떨이 시장인 법원경매에서조차 상업용 부동산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파이낸셜뉴스가 지지옥션에 의뢰해 지난 2001년부터 올해 3월까지 분기별로 전국 업무·상업시설 법원경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1·4분기에 전국 법원에서 진행된 업무·상업시설 경매 진행건수는 총 1만4940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1·4분기 기준으로 지난 2010년(1만4991건) 이후 최다 건수다. 코로나19로 인해 내수경기가 얼어 붙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1~3월에도 경매 진행 건수는 각각 5177건, 4660건에 불과했다.
상업용 부동산 경매는 지난해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중은행들도 대출 금리를 높였고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도 강화됐기 때문이다.
경기광주역 민간임대
자료를 보면 지난해에는 △1·4분기 1만174건 △2·4분기 1만1889건 △3·4분기 1만2586건 △4·4분기 1만4411건 등 총 4만9060건이 시장에 나왔다. 올해는 이미 1·4분기에만 지난해 총 경매 건수의 약 30%를 넘겼다.
낙찰률도 최저 수준이다. 올해 1·4분기 경매에 나온 1만4940건 가운데 주인을 찾은 물건은 2966건으로 전체의 20%에 불과했다. 이는 조사 대상이 된 2001년 이후 두번째로 낮은 낙찰률이다.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도 좋지 않다는 점이다. 침체된 상업용 부동산 경매 분위기는 올해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금리가 높아도 임대 수익이 받쳐주면 되는데 경기도 좋지 않아 임차인을 구하기 어렵고, 구한다고 하더라도 월세를 낮춰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경매 물건은 계속 늘어나는데 반값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져야만 그나마 매수세가 붙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