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링턴스퀘어 리버파크가 1순위 모집을 선방한걸로 알려진 가운데 서울 외곽의 아파트 청약에서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도 계약을 포기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청약 경쟁률만 보면 흥행에 성공한 것처럼 보였지만, 정작 계약까지 이어지지 않으면서 무순위 청약(줍줍)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해링턴스퀘어 리버파크 분양가 부담, '묻지마 청약' 관행, 청약포기 페널티 약화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고척동의 '고척 푸르지오 힐스테이트'는 오는 8일 잔여 가구 39가구를 대상으로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다. 유형별로는 59㎡B 18가구, 59㎡D 1가구, 84㎡A 19가구, 84㎡C 1가구 등이다. 전용 59㎡ 분양가가 9억~10억원, 84㎡는 11억~12억원이다. 서울, 경기, 인천에 거주하는 무주택 세대 구성원이 신청할 수 있다. 576가구를 일반분양한 이 단지는 지난 5월 청약 결과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을 합쳐 총 5243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1순위 청약에서 최고 37.3대 1, 평균 1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당계약을 포기한 당첨자가 속출했다. 당첨자는 물론 공급물량의 5배수인 예비 당첨자들도 분양받기를 포기하면서 무순위 청약 물량이 나온 것이다. 이에 앞서 서울 은평구 대조동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도 일반분양 483가구 중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한 109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실시했다. 본 청약 당시 평균 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곳이다. 이 단지는 대조1구역 재개발로 조성된 곳이다. 계약 포기의 직접적인 원인은 인근 시세 대비 높게 형성된 분양가가 지목된다. 전용 59㎡는 10억~11억원, 74㎡는 13억원대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계약 포기 가구가 속출하는 것은 '묻지마 청약'의 폐해라고 지적한다. 규제지역(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을 제외한 곳은 계약 포기를 하더라도 재당첨 제한이 없다. 이로 인해 가점이 낮은 20~30대 수요자 중심으로 "일단 넣고 보자"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는 것이다. 이른바 '선당후곰(선당첨 후고민)'이다. 추첨제 위주의 청약 제도도 '묻지마 청약'을 부추기고 있다. 추첨제를 통해 일단 당첨된 후에, 희망하는 동이나 층이 아니거나 자금 여건이 맞지 않으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흔하다. 전용 85㎡ 이하 주택은 60%, 초과는 100%를 추첨제로 뽑는다. 계약을 포기한다고 해도 청약 통장만 다시 만들면 다른 단지에 청약할 수 있어 패널티가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링턴스퀘어리버파크 분양업계 관계자는 "청약 경쟁률이 높은데도 계약률이 낮은 곳이 있는 반면, 1대1에 가까운 경쟁률에도 계약률은 높은 곳도 있다"며 "청약 경쟁률만 봐서는 분양 성패를 가늠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대출 규제로 인해 분양 계약을 포기하는 이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 신규 분양의 경우, 잔금대출 한도가 최대 6억 원으로 제한되면서 고분양가 단지일수록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졌다. 입주 시점까지 잔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계약 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이번 대출 규제로 분양가 12억원이 넘는 단지는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며 "소득은 높지만 자산이 부족한 젊은 전문직 실수요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경기광주 해링턴스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