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서울 재개발·재건축을 두고 건설사들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입찰시 제출하는 서류를 두고 조합과 건설사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제출 서류에 대한 양측의 인식이 다른 것이 원인으로 사업 지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마포로5구역 제2지구 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지난 12일 마감된 시공사 선정 입찰 결과, 두산건설이 일부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남광토건 단독 입찰로 최종 유찰을 선언했다.
현행법상 재개발과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은 경쟁입찰이 두 차례 성사되지 않아야 특정 시공사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이에 조합측은 시공사 재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합은 두산건설이 ‘수량산출내역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유찰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현장설명회 당시 입찰지침서를 배포하며 ‘수량산출내역서’를 제출하라고 명시했는데 두산건설이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합은 해당 내역서로 공사비를 산정할 수 있는 만큼 입찰 무효 사유라고 판단했다.
이러한 조합의 판단에 당사자인 두산건설이 반박하고 나섰다. 조합이 요구한 모든 입찰 서류를 제출했다는 입장으로 제출 당시 조합 관계자와 함께 서류를 확인했는데 입찰 마감 후에 서류 미제출로 인한 유찰 선언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입찰 당일 각 회사 대리인과 조합 관계자 등이 입회한 가운데 제출 서류 확인 절차가 진행됐다”며 “그 과정에서 서류 누락이 없음을 확인했고 접수가 정상 처리돼 입찰이 유효하게 성료된 것으로 안내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누락으로 판단된 서류의 특정, 판단 근거, 확인·의결 절차’ 등에 대한 공식 확인을 조합에 요청해 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합 측 관계자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입찰 서류를 둘러싼 조합과 건설사간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사비 상승세 속 명확한 공사비 산출 기준을 원하는 조합과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기 어려운 건설사 사이 입장 차이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입찰을 마감한 성동구 성수4지구도 입찰 당시 제출한 서류를 두고 조합과 건설사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조합은 입찰에 참여한 대우건설이 흙막이 설계와 조경 설계 등 주요 도면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유찰을 선언했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조합의 입찰참여안내서에는 분야별 세부 도서 제출 의무는 명시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갈등은 대우건설이 20일까지 서류를 보완하고 조합은 입찰을 유지하는 것으로 합의점을 찾으면서 봉합됐지만 입찰 서류는 재건축 사업에서 여전히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다.
지난 2019년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에서는 현대건설이 도면 누락과 이주비가 담보를 초과했다는 이유로 시공사 입찰이 무효가 되기도 했다. 이에 현대건설은 적법하게 절차를 진행했다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입찰 서류를 두고 조합과 건설사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쟁입찰이 성사되지 않으면서 시공사 선정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고 조합 결정에 건설사가 불복하면 사업 자체가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비업계에서는 입찰 참여 시 제출 서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사업장마다 제출을 요구하는 서류와 양식, 이름이 다르다 보니 같은 서류에 대해 양측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민간에서 진행하는 정비사업은 공공과 달리 건설사가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명확하지 않다”며 “건설사가 제출해야 하는 서류 이름이 다르거나 사업장마다 내역서의 일부만 요구하는 등 기준이 상이한 경우도 있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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